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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Donghee Kim

1-1
Thumbnail Explorer
나무, 유리, 의자, 풍경
설치
2015

Thumbnail Explorer
wood, glass, chair, view
installation
2015

1-2
Paint Bucket
타일 카페트
설치
2015

Paint Bucket
tile carpet
installation
2015




노상호
Sangho Noh


2-1

2-1
산딸기오믈렛, 요리사, 난쟁이
슬라이드뷰어 가변설치, 60 × 60 × 60 cm
2015

Raspberry omelet, Cook, Dwarf
slide viewer variable installation, 60 × 60 × 60 cm
2015

2-2
태어나면 모두 눈을 감아야 하는 마을이 있었다
캔버스천에 수채-커텐설치, 230 × 400 cm
2015

There's a Town Where all The People Have Had to Keep Their Eyes Closed Since They Were Born
watercolor on canvas-curtain installation, 230 × 400 cm
2015


2-3
청년은 미지근한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남국의 꽃들 가운데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억은 감각에 의존하는 법이지만, 청년은 계속해서. 계속해서. 어제 일의 하찮은 관찰자가 되어, 기억을 곱씹고 있었다.  
그저께 청년은 마을 외곽의 개킹카스래쉬라는 지역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 다녀왔다. ‘우스운 수집가’. 청년은 자신을 그렇게 불렀다. 세상에 괴이하고 신기한 것들을 자신의 눈으로 수집해내는 수집가다. 라고 늘 되뇌며 살고 있었다. 그만의 나쁜 취향들을 한데 머릿속에 모아놓는 일이. 적자인생의 청년이 유일하게 즐기는 일이었다. 철 지난 만국박람회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호수의 붕어들만이 힘들게 숨을 쉬며 청년을 맞아줄 뿐이었다. 실패한 오늘이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공포의 방-피코테라› 라는 방이 나타났다. 어두운 방엔 촘촘 납작한 책 한 권이 놓여있었다. 책의 첫 장엔 ‘내가 죽어있는데, 그걸 되살리려 노력하는 헛된 주술사’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이 쓰여있었다. 그리고 프리드리히의 ‹해변의 수도승› 그림이 첨부되어 있었다. 그 다음 장들은 모두 암흑. 검정. 검정들뿐이었다. 세상의 모든 나쁜 원리들을 경외하던 청년은 이 미묘한 뉘앙스들이 싫지 않았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형광으로 한 문장이 빛나고 있었다. ‘검은 어둠에 둘러싸인 어둠. 그 속의 산딸기 오믈렛을 먹고 시청각에 걸려온 전화를 받으시오’
책에 쓰여 있는 대로 검고 검은 방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은빛 식판 위의 산딸기 오믈렛이 놓여있었다. 청년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동굴에서 먹었던. 깨물지 않고 베어먹은 청포도가 생각났다. 그리고 포도를 베어먹듯. 부드럽게. 그렇게 오믈렛을 삼켰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청년에겐 망설임이 없었다. 왠지 공포의 방에 들어간 순간부터.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오믈렛은 정말 맛있었다. 어디서도 맛볼 수 없었던 그런. 기이하고도 선명한. 즐거운 맛이었다. 청년은 그렇게 공포의 방에서 나왔고, 그 이후의 것들은 모두 잊어버렸다. 
다음날 청년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으로 아침을 맞이하였다. 몸이 너무 아픈 것뿐만 아니라 괴이한 환상까지 보였다. 물을 마시려 본 컵 속의 나비 무늬가 날아다니고, 물속에는 소가 비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공포! 청년은 자신도 모르는 새 ‘공포’라는 단어를 크게 외치고 있었다. 물속의 소가 청년을 바라보며 으르렁대고 있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책에서 보았던 ‘시청각에 걸려온 전화를 받으시오’라는 구절이 생각났다. 시청각..시청각.
청년은 미친 듯이 전화번호부를 뒤졌다. 전화번호부에 ‘시청각’이라는 곳은 딱 한군데였다. 중국집이었다. ‘나는 시청각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나는 시청각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나는 시청각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청년은 이 문장만을 반복해서 되뇌며 시청각으로 달려갔다. 
아픈 몸을 이끌고 간 시청각은 아무도 없는 오래되고 낡은. 이제는 망해버린 중국집이었다. 그 좁은 한옥건물로 들어가 청년은 인사를 하거나, 예의를 차리지도 못한 채 그저 전화기만을 찾았다. 놀랍게도 입구에 바로 전화기가 있었고. 청년이 전화기를 찾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낯선 사람과 통화를 하는 일은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
‘네?’
‘어제 산딸기 오믈렛을 먹었지?’
‘네’
‘전화를 끊고 안으로 더 들어오게. 더 안쪽에는 작은 세탁실이 하나 있는데. 사실 이곳은 세탁실이 아니고. 우리끼리는 ‘트립티콘’이라고 부르는 약 제조소일세. 이쪽으로 들어오게’
청년은 허겁지겁 트립티콘을 찾았다. 트립티콘은 정말 신기한 공간이었다. 바깥에서는 아주 조그맣한 세탁실인데. 안은 아주 넓고 높은 집 같은 공간이었다. 
꼭 소인국처럼 작고 아담한 물건들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었다. 눈을 들어 문 바로 옆 칠판을 보았다. 칠판에는. ‘아타카마약국’이라고 적혀있었다. 칠판 밑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구들이 쓰여 있었다. 
‘사후 온라인 기록삭제와 배너광고 클릭을 대행하지 않습니다’
‘숫자 37에 영속성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기록한다는 것은 하찮은 일입니다’

그리고 시선의 끝에 닿은. 책상머리에는. 기이한 분위기의 못생기고 작은 난쟁이가 서 있었다. 그는 난쟁이로부터 해괴한 소리를 들었다. 



당신은 내일 해가 떨어지는 순간 난쟁이가 되고 말 거야. 당신의 키는 절반이 되고 말겠지. 하지만 당신의 얼굴은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든 모습으로 바뀌어 버릴 거야. 당신은 어리지만 어른인. 그런 괴상하고 추악한. 괴물이 되어버릴 거야. 하지만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마. 당신은 당신 자신을 ‘우스운 수집가’라고 부른다지?.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야. 당신은 미지근하고 온건한 사람이야. 그래서 세상에 나와 있는 것들만을 누리는 겁쟁이지. 무엇도 새롭게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아. 그래놓고선 그것을 ‘수집’이라는 이름으로 남겨놓곤 하지. 

난쟁이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곤 말을 이었다. 

옛날에 말야. 어떤 사람들이 칠레의 어떤 사막에 들어가. 화면을 찍어놓고. 그걸 마치 달에 착륙해서 찍은 화면처럼 거짓말을 했대. ‘달의 계곡’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선 말이야. 인간은 그런 거야. 믿고 싶은 것만을 믿을 뿐이거든. 당신은 달에 한 번도 간 적도 없으면서, 이제는 당신 자신에게까지 달에 도착한 것처럼 속인. 그런 놀라운 위선자야. 당신의 이 미지근함. 모호함들은 모두 지금의 온건한 생활 때문이야. 당신은 그런 병에 걸려버린 거야. 사람이란 본디 망각 속에 피어난 연기 같은 것이지. 별것 아닌 생활이 지속되다 보면 꼭 당신 같은 병에 걸리고 말거든. 

청년은 난쟁이를 바라보았다. 그의 말투엔 어떤 기품 같은 것이 있었다. 그는 철학자와 늑대가 그려진 반지를 끼고 있었다.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꼭 너른 우주 같아서. 바라보고 있으면 온 세계가, 온갖 물건들이, 온갖 이야기가, 그 불운한 축복들에 청년 자신이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희한하고 생경한 경험 속에서 청년은 알 수 없는 매력을 느꼈다. 난쟁이가 이어 말했다. 

그리고 당신은 내일 난쟁이가 돼버리는 거야. 그렇지만 나쁘다고만 생각하지는 마. 난쟁이가 되는 일은 분명 힘들고 흉측스러운 일이지만, 당신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거야. 처음에 난쟁이가 돼버리면. 알 수 없는 감정. 그 깊고 놀라운 공허를 직면하게 되지. 두려울 거야.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막막한 감정들이. 좋아진다는 거야. 그 막막함으로 들어가면 누구나 수도자가 되지. 인간은 시간의 동물이잖아? 과도한 자신감은 되려 자신을 망치는 법이거든. 그것은 온전함에 대한 감사함과는 전혀 다른 거야. 도전자가 되는 일이지. 당신은 무엇이든지 될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 당신은 궁정의 요리사가 될 수도 있고. 재주넘는 광대가 될 수도 있을 거야. 구걸을 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멸시에 가득 찬 눈빛을 이겨내야 할지도 몰라. 하지만 늘 살아있음을 느끼게 될 거야. 어제와 오늘이 같다면 당신은 어제를 똑같이 반복하며 살고 있을 뿐이야. 살아있는 것이 아니지. 
자 선택해. 당신에게 난쟁이가 되지 않고 이 병이 나을 수 있는 약을 주겠어. 그렇지만, 생생한 삶 속의 난쟁이를. 그 한순간 피어난 불꽃 같은 찰나들을 꼭 한번 다시 생각하길 바라.



청년은 미지근한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평선에 태양이 걸쳐지도록 난쟁이가 준 알약을 들고선,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 그 순간 청년은.
해가 떨어지던 순간 그 청년은.


2-3
산딸기오믈렛, 요리사, 난쟁이-1
먹지드로잉 위에 수채, 29 × 21 cm
2015

Raspberry omelet, Cook, Dwarf-1
watercolor on carbon paper drawing, 29 × 21 cm
2015

산딸기오믈렛, 요리사, 난쟁이-2
먹지드로잉 위에 수채, 29 × 21 cm
2015

Raspberry omelet, Cook, Dwarf-2
watercolor on carbon paper drawing, 29 × 21 cm
2015

산딸기오믈렛, 요리사, 난쟁이-3
먹지드로잉 위에 수채, 29 × 21 cm
2015

Raspberry omelet, Cook, Dwarf-3
watercolor on carbon paper drawing, 29 × 21 cm
2015


2-4

2-4
산딸기오믈렛, 요리사, 난쟁이
캔버스천에 아크릴, 130 × 150 cm
2015

Raspberry omelet, Cook, Dwarf
acrylic on canvas, 130 × 150 cm
2015




민구홍 매뉴팩처링
Min Guhong Manufacturing



3-1



3-1
민구홍 매뉴팩처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소프트웨어
가변 크기
2015

Welcome to Min Guhong Manufacturing
software
variable size
2015

3-2
민구홍 매뉴팩처링 표기 지침
종이에 오프셋 인쇄, 나무 액자
86 × 32 cm
2015

Guideline on writing for Min Guhong Manufacturing
offset printing on paper, wooden frame
86 × 32 cm
2015




유혜미(소목장 세미)
Hyemi You (smallstudiosemi)


4
인테리어형 녹음 세트
라왕합판, 라왕, 오동나무, 조명,분리가능 설치, 900 × 1800 × 850(h) cm
2015

Interior decorated recording set
lauan, lauan plywood, foxglove tree, lights, detachable installation, 900 × 1800 × 850(h) cm
2015




윤지원
Jeewon Yoon


5
무제(문서 시청)
싱글채널비디오, 7분 25초
2015

Untitled(Document Watching)
single-channel video, 7min 25sec
2015




진상태
Jin Sangtae



(6)
1
5분 50초
2015

1
5min 5sec
2015

2
5분 31초
2015

2
5min 31sec
2015




함금엽, 김세진,
임정수, 최윤, 황효덕, qhak, 김대환
Geumyeob Hahm, Sejin Kim, Jeongsoo Lim, Yun Choi, Hyoduck Hwang, qhak, Dahwan Ghim


7
초단발활동
www.chodanbal.com

‹태우기›
7:30pm
11/20
@ /documents, 시청각



‹손잡고 돌기›
7:30pm
12/06
@ /documents, 시청각



7
www.chodanbal.com
네온, 스테인레스 봉 , 100 × 200 cm
2015

www.chodanbal.com 
neon, stainless pipe, 100 × 200 cm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