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들에는 화이자사가 각각의 배송 온도와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설치한 온도 센서와 GPS가 장착되어있다.
The boxes are equipped with GPS-enabled thermal sensors installed by Pfizer to track the location and temperature of each shi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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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시간 디지털화: 2021. 1. 23. 오후 1: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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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숨진 50대 여성노동자 장례식장에 놓여 있는 쿠팡 장례용품. ⓒ뉴스Q 장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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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

“그냥 갖다 대고 셔터만 누르면 되는 일이 결코 아니었다. /~/ 물건의 견본을 얻는 데 이보다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하긴 달리 생각하면 가장 김빠지는 일이기도 하다.”
- 아서 C. 클라크, 『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 옮김, 옹기장이(2005), p.291

단지 입구로 들어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같은 신호를 방향에 따라 다르게 기다릴 것이다. 좌회전 해야 한다면 마주 오는 차량을 주의해 비보호 좌회전을 우회전 해야한다면 한다면 맞은편 차선의 비보호 좌회전 차량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각각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면 단지 입구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입구에 따로 차단 장치는 없을 것이다. 진입로 왼편에는 빛바랜 현수막과 전선이 아무렇게나 늘어진 상가 건물이 보일 것이다. 상가만큼이나 낡은 이 단지는 주차공간이 부족해 갓길과 이중으로 주차된 차량이 많을 것이다. 급해도 항상 조심해서 사이를 지나가야 할 것이다. 이 시간에 가면 주차 자리는 찾기 힘들 것이다. 이날은 눈이 많이 쌓여 있을 것이다. 최소 5cm는 넘을 것이다. 이 단지는 완만한 경사가 있는 곳이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주차 자리가 없다면 경비실 앞에 세워야 할 것이다. -항상 거기는 자리가 있었다.- 차를 세웠다면 내리기 전에 - 바깥은 추울 것이다.- 앱에 표시된 물건의 개수를 세어야 할 것이다. 투명, 불투명 비닐, 박스 포장된 물건을 차에 실을 때와 역순으로 내려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투명 포장에 든 10kg짜리 물건일 것이다. 이 시간에는 눈을 치우지 않으니 입구가 아주 미끄러울 것이다. 3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계단을 올라 2층에 닿기 직전에 오렌지색 센서 등이 켜질 것이다.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보다 2층에서 3층으로 가는 계단의 개수가 적을 것이다. 3층에 도착하면 왼쪽의 방화문을 열면 될 것이다. 열고 바로 첫 번째 집일 것이다. 물건은 문 오른편에 두면 될 것이다. 앱을 작동 시켜 꼭 사진을 찍어야 할 것이다.

“찰-칵.”

P.2

베란다에 식물이 많았다. 당시에 나는 식물들의 이름을 몰랐다. 지금도 헷갈린다. 정말 많아 보였는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화분이 엄청 많아졌네? 이건 제라늄이다. 공기정화 식물이다. 이게 제일 많네? 응. 인터넷으로 샀는데 사진이 달라 보였는데 똑같은 게 왔다. 이것도 쿠팡에서 주문했나? 응. 쿠팡에 다 있다.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와있다. 식물도 파는 줄 몰랐네. 이쁘제? 식물원이네. 대략 20개 내외의 식물들이 있었다. 플라스틱 화분에 담긴 제라늄 두 개는 한 바구니에 들어있었다. 애플민트 한 개는 항아리 뚜껑처럼 생긴 화분에 담겨 있었는데 뚜껑은 물 빠짐이 되지 않으니 아마도 모양만 그런 것 같았다. 이거 향이 너무 좋다 맡아봐. 진짜 너무 좋지? 킁킁. 킁킁. 그러네. 이거 엄청 잘 크나보다. 응 물도 얼마 안 줘도 잘 큰다. 이 집이 햇빛은 잘 들잖아. 나머지 애플민트 두 개와 이름 모를 선인장은 각각 화분에 담겨 있었고 그것은 한 와인 박스에 담겨 있었다. 이거 선인장은 죽었네? 몰라 이건 잘 안 크더라. 흙도 화단에서 퍼 왔는데. 잘 안된다. 저건? 저거는 조화다. 이뻐서 하나 샀다. 이건? 이건 고무나무다. 고무나무? 응. 밑에 7층 사는 사람이 이사하면서 버린다길래 받아 왔다. 고무나무는 대략 80~90cm 내외로 파란색 사기 재질의 화분에 담겨 물 받침 위에 놓여 있었다. 고무나무 옆에도 식물이 하나 있었는데 따로 물어보지도, 설명해주지도 않아 아직 무엇인지 모르겠다. 다육식물은 6개의 화분에 나뉘어 심겨있었다. 6개의 화분은 시골에서 가져온 물 항아리 위에 놓여 있었다. 세 개는 양철 양동이에 함께 들어있었고, 나머지 세 개는 각각 놓여 있었다. 하나의 화분은 생긴 모양이 넓은 항아리 뚜껑 같았다. 물론 아니겠지만. 이건 그때 가져오길 잘했네. 그래. 근데 쿠팡 박스가 엄청 많네. 응. 쿠팡에 이거저거 오만 거 때만 거 다 있다. 새벽에 온다. 이천 오백 원 결제했나? 얼마지? 몰라. 새벽에 오니까 좋다. 나도 최근에 화분 샀는데. 뭐? 아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데. 실내에서 키워도 된다고 해서 샀다. 물도 자주 안 줘도 되고. 그래 식물 키우면 좋다. 베란다에는 제라늄이 네 개쯤 있었고, 애플민트 세 개, 이름 모를 선인장 한 개, 고무나무, 다육식물이 있었다. 제라늄과 애플민트는 쿠팡에서, 고무나무는 이사하는 이웃 주민에게서, 화분이 놓인 물 항아리는 할머니가 젊었을 때 쓰던 것을 20년 전쯤 시골집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제각각 다른 곳에서 온 사물들로 만드는 질서 같은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세 장의 사진을 찍었다.

P.3

“우리는 비생물학적 존재의 생존 가능성을 고려에 넣지 않은 어리석음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 아서 C. 클라크, 『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 옮김, 옹기장이(2005), p.262

회색 비닐 재질의 -속이 보이지 않는- 봉투가 원목 재질의 식탁-으로 추측되는-위에 놓여있다. 비닐 봉투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지만, 위에 붙은 라벨은 봉투보다 약간 작다. 봉투는 위쪽이 아무렇게나 뜯겨있다. 받는 사람의 주소는 지워져 아니 가려져 있다. 보낸 사람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고 보낸 곳은 중국 쑤저우(Suzhou). 보낸 사람의 전화번호는 17727556512. 받는 사람의 전화번호는 +1 314-282-9402. 바로 옆에 놓인 포장지에 적힌 받는 사람의 전화번호는 +1 210-728-4548. “untracked”라고 적혀있지만, 운송 번호(UJ017830355CN, UJ017115767CN)는 부여되어있다. 내용물도 표기되어있다. 한 개는 0.020kg의 팔찌로 가격은 1.5$, 다른 하나는 0.010kg의 반지고 가격은 0.945$다. 라벨 위에 검은색 펜으로 “C17” 이 적혀있고, 좌측 상단의 중국 우정(China Post) CI 옆으로 Small Packet BY AIR가 적혀있다. 한 장의 비닐을 반으로 접어 양쪽을 열 포장하고 내용물을 넣은 후 나머지 한 면을 열 포장하여 밀봉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두 개의 투명 비닐 봉투 속에 씨앗이 담겨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다. 왼쪽에 담긴 씨앗은 50개, 오른쪽에 담긴 씨앗은 41개다. 씨앗의 색은 피스타치오 껍데기와 비슷한 베이지색이다. 종을 모르기 때문에 씨앗의 크기는커녕 이를 통해 봉투의 크기를 가늠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레몬 씨앗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그런 것 같다.

P.4

2020년 여름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에 거주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씨앗이 담긴 우편물을 받았다. 그렇지만, 아무도 이 씨앗을 주문하지 않았다. 미국 농무부 동식물 검역소(APHIS)에 따르면 ‘9월까지 씨앗 우편물이 약 2만 건이 배달되었고 9천 건을 수거해 2천5백 건의 분석해 씨앗이 겨자, 고구마, 나팔꽃, 라벤더, 로즈메리, 무, 민트, 양배추, 양파, 오이, 옥수수, 접시꽃, 토마토, 레몬 등 최소 14개 종류의 식물 씨앗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은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을 의심했지만, 씨앗 우편물의 정확한 발송지, 발송자 및 목적은 파악되지 않았다. 브러싱 스캠은 온라인 상거래의 사기 수법 중 하나로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식으로 온라인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다. 더 많은 판매량과 리뷰에 따라 검색 상위에 노출되는 아마존(amazon.com)과 같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방식의 눈속임인데, 제품을 상위에 노출 시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효율적이다. 이 단순하고 효율적인 눈속임은 불법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이루어진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의 개인정보와 씨앗으로 알고리즘을 속여 실제 사람의 눈을 끌어 상품을 구매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미 농무부(USDA)는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침입종일 수 있음으로 씨앗 심는 일은 물론 우편물 자체를 뜯지 말 것을 공지했다. 아마존은 미국 외 판매자들의 씨앗 거래를 차단했다. ‘귀걸이’라고 적힌 봉투에 담긴 씨앗을 받은 한 농부는 실제로 씨앗을 심었는데 “호박과 비슷한 오렌지색 꽃이 피고, 커다란 흰 열매를 맺었다”고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P.5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 아서 C. 클라크, 『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 옮김, 옹기장이(2005), p.305

알코올이 첨가된 품목은 보낼 수 없었습니다. 향수 및 알코올이 포함된 스킨을 포함해서 말이죠. 탄약이요? 화약, 총알과 같이 폭발성이 있다고 분류된 물품은 발송금지 물품이었습니다. 가공되지 않은 동물성 생산품(Animal products-Non-domesticated)도 안됐습니다. 암소, 염소, 양 돼지는 가축으로, 그 외 다른 동물들은 가공되지 않은 동물들로 여겨지며, 이들에게서 나온 아이템 및 제품들도 발송할 수 없었습니다. 가공되지 않은 동물들-양서류, 조류, 갑각류, 어류 산호, 셸(shell), 동물성 해면 스펀지 뿔, 발톱, 발굽, 손톱 상아, 치아, 엄니, 부리 거북 딱지 고래수염-이 제품들의 가루(powder) 및 폐기물(waste)을 포함- 에게서 나온 제품은 옷(신발, 벨트, 지갑, 핸드백), 장식품(보석, 실내장식) 또는 그 외 부산물(by-products)도 마찬가지였고요. 담배 및 담배 제품은 전자담배, 드라이아이스, 냉매제는 위험물로 간주하더군요. 소형화기 및 무기, 모형 총기도 안 됐고요. 항공권의 경우 발송을 금지하는 국가를 제외하고는 날짜가 정해지지 않거나 유효한 항공권은 모두 발송 가능했지만 서류 혹은 비 서류발송물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귀금속은 패키지당 최대 US $500을 넘지 않아야 했지만, 모조 귀금속은 해당하지 않았으며 패키지당 US$ 50,000까지 발송 가능했습니다. 미가공되었거나, 반제품 형태, 금을 포함한 가루 형태의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은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리튬 배터리 또는 장착 물품은 IATA 발송 규정이 복잡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문의해야 했습니다. 발송이 가능하다고 허가를 받으면 SAFETY DOCUMENT 작성 후 라벨을 부착해야 했습니다. 은행환, 무기명 채권, 무기명 주권, 채권, 자기앞 수표, 예금표, 체크(사용되지 않았거나 또는 기재된 수표 모두), 크레디트 카드, 신용장, 복권, 우편환, 약속어음, 주식, 여행자수표(사용되지 않았거나 또는 기재된 수표 모두)는 제한 품목이므로 발송 가능한지 국가별로 확인해야 했습니다. 자석 및 자석이 포함된 스피커의 경우 발송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손글씨도 보낼 수 없었습니다.

P.6

2021월 1일부터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홍콩, 한국, 태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의 나라에 국제우편물을 보내는 경우, 우편물 발송 전에 통관정보를 해당 국가에 제공해야 한다. 이는 만국 우편 협약의 개정에 따른 것으로 물품을 보내는 사람의 주소, 이름, 내용물, 가격 등의 정보를 전자-데이터화한 EDA(Electronic Advance Data)의 사전 송신이 의무화되었다. 따라 사전에 정보를 전자-데이터로 제공하지 않는 경우(손글씨가 붙은 우편물)는 EMS는 접수 자체를 할 수 없다. 전자-데이터화된 사물만이 국경을 건널 수 있다. 만국 우편 협약이 개정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국우편연합(UPU) 탈퇴를 언급한 데서 촉발되었다. “UPU가 설정한 미국행 우편요금 정산체계가 실제 운송료보다 턱없이 낮아 값싼 중국 제품들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쉽게 진입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0.45kg 소포의 배송료는 7~9달러지만 같은 소포가 중국에서 뉴욕으로 가면 2.5달러에 불과하다. 이 협약에 따르면 물건을 보내는 쪽은 도착 국가까지 배송비를 부담하고 도착 국가는 국내 배송을 책임지게 되어있다. UPU는 가입국을 우편 발전 지수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나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그룹 1에, 한국은 그룹 2,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된 중국은 그룹 3에 속해있다. 이는 선진국이 나머지 협약국의 우편 인프라를 지원하고 저개발 국가의 운송료 부담을 낮추어 국제 거래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러한 우편 배송이 없었다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전자 상거래 업체들 그리고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180개국에 배송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UPU가 2016년 말 총회에서 국제 전자 상거래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배송옵션인 ‘서신(Letter Post)’을 폐지하고, 내용물이 서류인지 상품인지로만 구분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우체국을 이용한 배송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그간 2kg 이하의 패키지에 대해서는 국제우편물(International Letter Post)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서 상업 상품임에도 편지와 같은 수준으로 처리가 되어 왔으나, 무게 기준으로의 상품 구분 체계가 사라지고 0~30kg 내외에서는 우편물(Postal Item)이라는 단일 체계 내에서 Document와 Good라는 내용물로 구분하는 방식이 도입되는 것이다. UPU 회원국들은 이 계획에 따라 모든 항목을 ‘우편물’로 분류하게 되며,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제시하게 되었고 더는 배송비 1불로 상품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P.7

“이 같은 관점은 매우 단순한 생각입니다. 우리와 직면해 있는 실체를 너무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 아서 C. 클라크, 『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 옮김, 옹기장이(2005), p.262

“얼마나 많은 제품을, 더 많은 고객들에게 더 빠르고 편리하고 만족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까. 직원들이 얼마나 더 효율적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쿠팡은 고민했습니다. 이 모든 것의 해답은 인공지능이었죠. 쿠팡의 머신러닝은 고객이 주문을 하기도 전에 주문량을 예측해 입고합니다. 입고된 상품을 어디에 진열할지 이 상품을 어떤 동선으로 꺼내올지도 인공지능이 정해줍니다. 걸음수는 계속 줄어도 효율은 더 높아질 수 있도록 쿠팡은 끊임없이 개선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준비된 제품들은 이미 쿠팡 카에 담길 위치까지 지정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쿠팡의 인공지능은 쿠팡맨들이 운전하기 좋은 최적의 경로까지 계산해 줍니다. 주문부터 배송까지 쿠팡이 다 하니까. 인공지능이 이 모든 걸 가이드 하니까. 로켓배송 제품은 쓰러지지 않죠. 연간 수억 개 이상의 압도적인 주문 규모. 빈틈없는 익일, 새벽, 당일 전국 배송. 인공지능이 만드는 놀라운 혁신. 이 모든 게 쿠팡이니까 가능합니다. ‘쿠팡은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게 될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고객이 진심으로 이렇게 느끼게 하려면 기존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이뤄져야 합니다. 마치 마법이라도 쓴 것처럼, 오늘 저녁에 주문한 상품이 다음날 눈 뜨자마자 문 앞에 도착해 있고, 여러 사이즈 옷을 함께 주문해 입어보고 맞지 않는 사이즈를 문 앞에 내놓는 것만으로 반품이 끝나는 일상. 쿠팡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경험입니다. 영국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는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하죠. 이러한 마법과 같은 일상이 바로 쿠팡이 계속해서 기술에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 ‹인공지능이 만드는 놀라운 혁신, 쿠팡이니까 가능합니다›, https://youtu.be/r7bDUYosNRQ


P.8

IT 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2017년 하나의 물류센터에서 테스트를 시작한 FC Games라는 아마존의 프로그램이 미국 내 물류센터 최소 20여 곳으로 확대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의 창고 노동자가 아마존 고객의 주문을 이행하는 과정에 -임금과는 별개의-보상 체계를 부여한 것이다. 이를테면 창고 노동자가 물건을 선반에 보관하거나 꺼내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 자신의 움직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 세계 내에서 디지털 화폐를 획득하는 것이다. -창고 노동자의 신체와 움직임이 게임 속 캐릭터와 보상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획득한 디지털 화폐로는 게임 내 가상 애완동물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고, 게임이 성과 관리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창고 노동자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P.9

“사원님 속도 올려주세요. 다시 한번 명단에 올라오시는 분들은 관리자들이 조치하겠습니다. 사원님들 속도 좀 올려주세요.”, “조금만 더 빠르게 욕심내서, 속도 좀 빠르게 가보실게요. 사원님들 저희 지금 물량 굉장히 많이 남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속도’는 UPH(Unit per hour), 시간당 물량 처리 개수를 의미한다. 선반에 보관된 물건을 찾고, 물건에 부착된 바코드를 단말기로 스캔하여 바구니에 담아 카트에 싣는 과정이 데이터화 되어 집계된다. 모든 노동자의 작업 속도가 집계되어 모니터에 표시되고 관리자는 이 속도를 관리한다. 여기서 쿠팡은 아마존과 다르게 한다. 다른 차원의 게임을 만들고 실행하지 않는다. 단 하나의 차원에서 게임은 계획되고 실행된다. 쿠팡의 창고는 하나의 맵이다. 이때 관리자는 캐릭터고 회사는 플레이어다. 그렇다면 창고 노동자는 어떤 역할일까? 게임의 엔진일까? 이 게임은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 - 이를테면 아마존의 그것-이 아니라 현실 자체가 게임이다. 맵을 만들고 플레이를 펼쳐 보상을 얻는 게임. 쿠팡은 한국에서 통하는 한국식 게임을 하고 있다.




P.10

쿠팡은 2021년 3월 1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일에 쿠팡 의장 김범석은 CNBC와 인터뷰했다. 인터뷰 직후 이 영상은 일부 편집되어 CNBC의 공식 유튜브에 업로드되었다. 여러 채널을 통해 업로드된 편집되지 않은 버전에서 진행자 앤드루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은 세 차례에 걸쳐 쿠팡의 수익이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지를 질문했지만, 김범석은 ‘장기 투자자를 만난 행운’, ‘장기 전략’을 반복해 언급하며 수익에 관해서 답을 하지 않았다. 인터뷰 마지막에 진행자에게 요청해 그는 “코리안 스토리”를 언급했다. “1960년 한국의 1인당 국내 총생산(GDP)가 79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으나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국이 됐다.”, “ 한강의 기적 일부가 될 수 있어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포함해 쿠팡의 수익에 관한 부분은 유튜브 업로드 영상에서 삭제/편집되었다. 김범석은 2015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와 쿠팡이 이루려는 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 최근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고 테스트하고 있다. /~/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고, 한국 경제 두 번째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한 자리라도 차지하고 싶다.”라고 말했었다. 2013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는 “어떤 최고경영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농구팀의 주장 같은 리더”, “선수와 함께 뛰고 다치고 호흡하는 주장이고 싶다.”라고 답했다. 또한 이 인터뷰에서 “홍정욱의 7막 7장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P.11

“여기에 있는 건 죄다 빛과 어둠이 만들어 낸 허깨비 영상에 불과할 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손으로 만지며 느껴볼 수 있는 딱딱한 실체는 없는 것이다.”
- 아서 C. 클라크, 『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 옮김, 옹기장이(2005), p.291

“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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