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 랩 (AVP lab)
AVP 2013~2019
avpavilion@gmail.com
시청각 랩(AVP lab)은 연구 공간이자 작품, 작가와 대화하는 창구로, 계간 시청각을 만드는 오피스 개념의 전시 공간이다.
AVP lab, where the exhibition is hosted, is an office-styled exhibition space that publishes AVP Monthly, in addition to serving as a research space and avenue to connect with artwork and artists.
서울 용산구 용문동 38-118 1층
(도로명) 효창원로 25길 9
1F, 38-118 Yongmun dong,
Yongsan-gu, Seoul
KAKAO MAP / NAVER MAP
시청각 랩 AVP LAB
전시 문서 Exhibition Document
계간 시청각 AVP Quarterly
출력 Print

노송희, 오목눈, 젤다킨, 최수빈, 하슬기, 홍자영
‹The ...Saver›

시청각 랩
 
2022.11.22 (화) - 12.11 (일)
 
관람 시간
화요일 - 일요일
오후 12시 - 6시 (월요일 휴관)
 
기획: 김예지
공간 디자인: 김혜정
그래픽 디자인: 트리샤 킴, 매터리얼즈
그래픽 3D 애니메이션: 유혜리
 
주최: 시청각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공간 도움: 스튜디오TP

Songhee Noh, Moknunn Oh, Zelda KIN, Choi Soobin, Ha Seulgi, Jayoung Hong
The ...Saver

 
AVP Lab
 
2022.Nov.22 (Tue) - Dec.11 (Sun)
 
Opening Hours
Tuesdays - Sundays
PM 12 - 6 (Closed on Mondays)
 
Curated by Kim Yeji
Spatial Designed by NACA
Graphic Designed by Trisha Kim, Materials
Graphic 3D Animated by Harrie Yoo
 
Organized by Audio Visual Pavilion
Supported by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Venue Supported by Studio TP


 
(God) Bless you!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기, 사람들은 재채기하는 이가 대역병에 걸리거나 영혼이 빠져나갈 것을 염려하며 즉각적인 신의 축복을 빌었다. 그러나 신앙이 판데믹 확산의 진원지를 그리기도 했던 근래의 실태 속, 신의 도움은 아득하게 멀게도 느껴진다. 근대 이래 그 어떤 종교보다 맹신 되어왔던 과학조차 무력해진 실상 앞에서는 ‘신도 무심하시지!’라는 개탄마저 절로 나온다. 신도, 백신도 정녕 우리를 구제할 수 없다면, 오늘날 우리는 무엇에 구원을 빌 수 있단 말인가.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연명케 해주던 종교와 과학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에 있어 혹독한 배반이 뒤따르는 작금의 혼란 속에서 제의를 닮은 형태의 예술은 과연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결단코 의심치 않았던 절대적 신앙을 되돌아보고, 재난이 휩쓴 데에도 어딘가 여전히 남아 있을지 모르는 희망과 신비를 드높여 보는 기회를 선사함으로써 새로운 구원의 가능성을 배태해낼 수 있을 것인가?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종교적 도상과 주제 외에도 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숭배와 두려움의 상징을 고찰해 왔다. 특정 종교에 한하지 않고 민간신앙, 설화 속 영웅, 상상의 재난에 걸친 믿음의 범주로 이야기하는 작품들은 옛 팔복교회 건물에 남겨진 창들의 고결한 채광만큼이나 보편적인 관조와 감상을 가능하게 해준다.
 
구원자를 의미하는 단어 앞, 주저하는 말 줄임표 세 개가 찍힌 전시의 제목은 절대자에 대한 불신이 촉발하는 존재 상의 불안을 드러내는 동시에 생략된 단어들에 대한 상상을 유발한다. 여기서도 누구에게든 근심을 의탁할 수 없다는 회의를 느낀다면 세 개의 점은 여전한 머뭇거림으로 남을 것이나, 시지각적 외상을 거쳐 숭고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생명(life-)’의 메시지가 들리게 될 수 있다. 한편 이 ‘… 구원자(saver)’라는 이름을 가진 전시는 실재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디지털 ‘화면(screen-)’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도래하는 이원적 전략을 취한다. 실로 정지된 컴퓨터 화면을 손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신비한 영상은 예고 없이 무작위로 재생되어 일상 속 급작스러운 경이의 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기존의 가치관과 신념 체계 전반이 위태해진 지도 근 3년. 실질적인 사회적 활동의 장(場)이 되어버린 우리네 스크린과 과거의 예배당에 맹목적 믿음을 문제시하고 새로운 구원의 희망을 모색하기 위한 예술의 염원이 깃들여진다.
 
글 김예지